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휴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며칠 우울한 것과 우울증은 다릅니다. 잠이 무너지고, 입맛이 달라지고, 늘 하던 일이 버거워지고, 그 상태가 2주 넘게 하루 대부분 이어질 때 진료의 영역으로 들어옵니다.
치료를 미루게 만드는 가장 흔한 생각은 "조금만 더 쉬면 괜찮아지겠지"입니다. 그런데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신호입니다. 회복 탄력이 떨어져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증상을 눌러 두는 것보다 다시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봅니다. 급성기를 넘긴 다음에 무엇을 할지까지 처음에 함께 이야기합니다.

아래는 모두 PubMed에 등재된 연구입니다. 연구 설계와 수치를 그대로 옮기고, 우리 진료에서 어떤 의미인지 함께 적었습니다.
성인 주요우울장애를 대상으로 한 522편의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21개 항우울제를 비교한 네트워크 메타분석입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 모든 항우울제가 위약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직접 비교에서는 아고멜라틴·에스시탈로프람·미르타자핀·파록세틴·벤라팍신·보티옥세틴 등이 상대적으로 효과가 컸고(교차비 1.19~1.96), 수용성(중단율)에서는 아고멜라틴·시탈로프람·에스시탈로프람·플루옥세틴·설트랄린·보티옥세틴이 양호했습니다.
약마다 효과와 견딜 만함이 따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첫 약이 안 맞아도 포기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급성기 약물치료에 반응한 뒤 순차적으로 심리치료를 더한 전략을 대조군과 비교한 17편의 무작위 임상시험(2,283명) 메타분석입니다.
재발·재발생의 통합 위험비는 0.84(95% CI 0.74–0.94)로, 순차 결합이 재발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습니다. 저자들은 잔존 증상을 줄이고 심리적 웰빙을 끌어올리는 것이 그 기전이라고 설명합니다.
"좋아졌으니 끝"이 아니라 좋아진 다음이 재발을 가릅니다.
아래 수치는 특정 환자의 결과가 아니라 무작위 대조시험과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보고된 값입니다. 개인의 경과는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무엇을 못 하게 됐는지를 기간·강도·기능 세 축으로 확인합니다.
갑상선·빈혈·수면 문제 등 신체 원인과 양극성 여부를 함께 살핍니다.
효과와 견딜 만함을 함께 보고 약을 고르며, 초기에는 자주 확인합니다.
회복 이후 잔존 증상을 다루는 상담을 이어 붙여 재발 위험을 낮춥니다.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급성기 회복 후 일정 기간 유지한 뒤 상태를 보며 조정합니다. 다만 재발 이력이 여러 번이면 유지 기간을 길게 잡는 편이 유리합니다. 임의 중단이 재발의 흔한 계기라 중단 시점은 꼭 상의해 주세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경도라면 상담 중심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복 이후 심리치료를 더한 전략이 재발 위험을 0.84배로 낮췄다는 근거가 있어, 저희는 상담을 '약 대신'이 아니라 '재발을 막는 축'으로 봅니다.
약마다 효과와 견딜 만함이 다르게 움직입니다. 522편 시험을 모은 비교 연구에서도 약물 간 차이가 확인됐습니다. 부작용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참지 마시고 조정하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본 페이지는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단과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용된 수치는 해당 연구의 대상군에서 관찰된 값으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으시기 바랍니다. · 감수 이성원 대표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셔도 괜찮습니다